17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방 14개 시·도의 아파트 값은 하락을 기록하는 곳 없이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세종과 대전 아파트 값 상승 폭이 두드러진다. 세종 아파트 값은 이달 첫째 주(2.77%)와 둘째 주(2.48%) 연속으로 2% 넘게 올랐고, 대전도 0.2%와 0.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방의 부동산 시장은 올해 4월만 해도 하락세가 강했다. 부산과 대구, 광주 등 광역시는 물론이고 강원과 충남, 전남, 경북, 제주 등의 아파트 값이 떨어졌다. 그러나 6월 들어 광주와 경북, 제주를 제외한 11개 시·도의 아파트 값이 상승으로 전환됐다. 최근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 거세졌다. 지난달까지 아파트 값이 25주 연속 떨어지며 ‘나홀로’ 하락하던 제주 아파트 값마저 이달 첫째 주 상승(0.02%)으로 돌아선 것이다.
거래량 역시 급증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6월 지방 14개 시·도의 아파트 거래량은 4만8632건으로 지난해 동월(1만9661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세종의 거래량 증가율이 608.6%로 가장 높았고, △충북 287.5% △부산 222.7% △울산 166.9% △경북 162.3%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연이은 규제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규제지역인 지방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6월 ‘갭투자’를 차단하고,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사실상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는 6·17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경기 김포시와 파주시 등 규제에서 빠진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급등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고, 그 여파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까지 확산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외지인의 지방 아파트 매입 비중은 증가했다. 올해 6월 지방 14개 시·도의 아파트 거래량 중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만2810건(26.3%)으로 2개월 전(19.1%)보다 7%포인트 이상 늘었다. 세종의 경우 1566건의 아파트 매매거래 중 634건(40.5%)을 외지인들이 사들여 가장 높은 외지인 매매거래 비중을 나타냈다. 충북(37.2%)과 충남(36.8%), 강원(34%), 경북(33.4%) 등에서도 외지인들이 아파트를 사들이는 비중이 컸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정부가 규제를 내놓으면, 시장은 빈틈을 찾는 일이 반복됐다”며 “이달 중 분양권 전매 금지가 수도권 전역과 지방 광역시로 확대되는데, 투자 수요는 또다시 제주 등 비규제 지역을 찾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지방의 아파트 가격도 모두 상승 상태가 됐지만 투자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광역시처럼 어느 정도 수요가 뒷받침되는 곳이 아닌 중소 도시의 경우에는 위험 요인이 더 크다고 조언한다. 정부가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들의 취득세와 양도세, 보유세 등을 강화하면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성향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양경섭 세무그룹 온세 세무사는 “다주택자의 양도세는 내년 6월 양도분부터 강화되는 만큼, 그 전에 지방의 주택을 처분하는 수요가 늘 수 있다”며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수요가 덜한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단기간 매물이 많이 나오면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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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7, 2020 at 03:4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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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에 지방으로 쏠리는 돈…14개 시도 아파트값 모두 상승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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