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남극 지역 얼음층 지하에 액체 상태의 소금물이 채워진 대규모 호수가 존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향후 진행되는 화성 탐사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할 기대감을 높였다.
엘레나 페티넬리 이탈리아 로마 트레대 교수 연구진은 화성 남극 얼음층 지하에서 대규모 염수 호수가 존재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 28일자에 발표했다. 독일 면적의 5분의 1 크기에 달하는 대규모 염수 호수 주변으로 작은 호수 3개도 추가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년 전에도 화성 남극 얼음층 지하에 대규모 호수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2012년에서 2015년까지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궤도선 ‘마스 익스프레스’에 탑재된 레이더 관측 장비가 29회 관측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당시 과학계는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려면 보다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2012년에서 2019년까지 관측된 134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제시됐다.
엘레나 페티넬리 로마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1개의 거대 지하 호수 주변에 이보다 작은 규모의 또다른 호수 3개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에 활용된 마스 익스프레스 레이더 관측 장비(MARSIS)는 화성 표면과 지하를 구성하는 물질 층에 전파를 보낸 뒤 되돌아오는 신호를 통해 특정 지역에 존재하는 물질의 특성을 분석한다. 지구상의 빙하 호수를 연구할 때도 활용되는 방식이다.
연구진이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호수는 면적이 약 7만5000㎢에 달한다. 독일 면적의 5분의 1 크기다. 중앙의 가장 큰 호수의 폭은 약 30km이며 주변의 작은 호수 3곳은 폭이 수km로 추정됐다.
화성 표면에서는 대기 물질이 부족하고 기압이 낮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화성 표면 지하에 액체 상태의 물이 오랜 시간 동안 지하에 갇혀 있을 가능성을 제시해왔다. 이는 수십 억 년 전 화성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바다와 호수의 잔재일 것으로 예측됐다. 지구상에서도 남극 대륙 빙하 아래 호수에서 생명체가 발견되는 것처럼 만일 화성 지하에서도 호수가 있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페티넬리 교수는 “관측 장비의 한계로 호수의 수심을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화성의 낮은 온도에서 액체 상태로 지하에 호수가 존재하려면 아마 염분이 있는 소금물 상태로 존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프리스쿠 미국 몬타나주립대 환경과학 교수는 “호수의 소금 함량이 해수의 약 5배까지는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지만 20배에 가까워지면 생명체가 존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빙하 미생물을 연구하는 프리스쿠 교수는 “지구 남극 대륙의 염수 웅덩이에는 생명체가 그리 많지 않다”며 “화성에서도 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과학자들은 화성에 존재하는 얼음을 액체 상태로 바꿀 만한 열원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2018년 공개된 연구에 비해 이번 연구가 훨씬 많은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지만 액체 상태의 물일 것이라는 확신을 뒷받침하기에는 증거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학의 행성과학자인 잭 홀트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최신 데이터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해석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며 “액체 상태의 염수를 만들어낼만 한 열원이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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