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는 9일 ‘통화 공급 증가의 파급효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부문의 유동성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이에 대응한 확장적 통화⋅재정정책과 금융안정정책으로 통화 공급이 늘었다"며 "올해 2분기 중 경제 전반의 통화량을 나타내는 광의통화(M2)는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했다.
코로나가 본격화되면서 M2는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지난 4월 이후 5개월째 9%대를 웃도는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월 8%대에 올라선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4월에는 9%대, 지난 7월에는 10%를 기록하기도 했다.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실물경제 수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 9월 주택매매가격 지수는 104.4로 올해(101.1) 들어 3.3포인트(p) 올랐다. 코스피도 8일 종가 기준 2416.50으로, 올해 10% 가까이 상승했다.
KDI는 "주택가격은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었고 주가지수도 코로나19 충격 이후 반등한 상황이나, 실물경기의 개선은 지연되고 있다"며 "통화 공급 증가는 단기적으로 경제 전반의 수요를 확대시킴으로써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물가를 상승시키지만, 이러한 효과는 부문별 특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이어 "통화량이 증가할때 공급이 가격에 비탄력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 또는 부문이라면 생산은 개선되지 못한 채 가격만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며 "통화 공급 증가는 주택가격을 단기적으로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으나, 실물경제에서는 가격과 생산을 증대시키는 영향도 존재한다"고 했다.
KDI는 통화 공급 충격으로 통화량이 1.0% 증가할 때, 국내총생산(GDP)디플레이터가 8분기에 걸쳐, 0.5%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택가격은 4분기에 걸쳐 0.9% 가량 상승해, GDP디플레이터에 비해 2배 가량 빠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누어 사후적으로 계산하는 값이다.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물가요인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다.
KDI는 통화량 공급이 제조업에는 유의미한 생산 증대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통화 공급이 1.0% 증가할 경우, GDP는 3분기에 걸쳐 최대 0.5%까지 증가한다는 것이다.
KDI는 "거시경제정책의 생산 증대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차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당분간은 현재의 확장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향후 경기의 개선 속도가 예상을 하회하는 경우, 보다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을 통해 경기에 대한 충격을 완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KDI는 과도한 통화량 공급에 따라 금융시장의 도덕적 해이 확산, 부실기업 지원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대응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대희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한시적으로 도입되었던 만기연장·이자유예, 금융기관 규제 유연화 조치를 구조적 부실기업·가계에 대한 지원 정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지원 시스템을 재정비해, 구조적 부실기업의 부채조정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November 09, 2020 at 10: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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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아파트값·주가 상승... 추경 등 통화량 급증이 원인"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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